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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찾아오는 공황장애, 광장 공포증 / 자가진단 / 원인 / 치료법 (+5년만에 극복한 썰)

by 모즈박사 2024. 5. 9.

글을 적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 다양한 질병을 많이 겪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황장애는 정말 소리 없이 다가오는 질병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여러 사람에게 물어봐도 다들 같은 반응이라서 적어보았습니다. 공황장애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때는 2018년 초 인천국제공항에서 근무할 당시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도 그냥 일이 많아질 뿐 무서워할 일이 전혀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사람을 보기만 하면 갑자기 숨이 차오르기 시작합니다. 이게 공황장애 증상 중 하나인지 몰랐지만 정신과를 다루고 계신 의사 선생님 5분 정도를 만나고 나서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 다니는 상태에서 한 친구에게 말해보니 공항장애가 아니라 공황장애잖아~ 너 공항 다닌다고 유세부리니?라는 말에 적잖은 충격을 받고 가족 외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가장 믿음이 가는 연세*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방문하게 되었고 약을 30일치씩 받으면서 5년 후인 지금 괜찮아진 것을 느낍니다.

 

공황장애란?

현대인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안고 살기 때문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머리가 아프고 구역감이 느껴지는 등의 신체적 증상들을 자주 느끼게 되는데 내가 해당한다고 생각이 든다면 주목하셔야 합니다.

 

공포나 위협을 느낄 만큼의 위급한 상황이 되면 우리의 뇌는 신체 보호 작용으로 싸우거나 도망갈 준비를 합니다. 교감신경을 흥분시켜서 신체 각 기관에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심박수를 올려 혈액을 근육으로 보내게 됩니다. 눈은 동공을 확장시켜 숨을 곳을 찾게, 소화기관은 소화 효소 분비를 멈춰 에너지 소모를 줄입니다. 이렇게 명령을 내려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곳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줄입니다. (이게 생존본능인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런데 위급한 상황이 아닌데도 신체 보호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것을 공황발작이라고 합니다.

 

공황장애 자가진단 방법

공항발작 증상

  • 심장이 두근거리거나 빨라짐
  • 땀이 많이 남
  • 손, 발 혹은 몸이 떨림
  • 어지럽거나 쓰러질 것 같은 느낌이 듦
  • 비현실적인 느낌 또는 이인증
  • 죽을 것 같은 두려움
  • 질식할 것 같은 느낌
  • 숨이 막히거나 답답한 느낌
  • 가슴이 아프거나 압박감
  • 몸에서 열이 오르거나 오한이 남
  • 메스껍거나 뱃속이 불편함
  • 미쳐버리거나 자제력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두려움

위의 증상 중 4가지 이상의 증상을 경험하는 경우에만 공황장애를 진단합니다.

3가지 정도만 해당한다는 생각이 든다면 반복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반복되거나 점점 심해질 경우 공황장애로 이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료받으실 것을 권유드립니다.

 

광장공포증

광장공포증은 주로 공황장애와 같이 오게 됩니다. 아래의 문항은 광장공포증 자가진단 문항입니다.

  •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공포를 느낀다 (버스, 기차, 지하철)
  • 열린 공간에 있을 때 공포를 느낀다 (주차장, 시장)
  • 밀폐된 공간에 있을 때 공포를 느낀다 (가게, 영화관, 편의점)
  • 줄을 서 있거나 군중 속에 있을 때 공포를 느낀다
  • 집 밖에 혼자 있을 때 공포를 느낀다

위와 같이 특정한 장소에서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뇌에 학습이 되어 비슷한 장소에 갔을 때 다시 증상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공황장애와 광장공포증은 약간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두 질병 모두 뇌가 그러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자율신경계를 과흥분 시키는 병이기 때문에 비슷한 방법으로 치료를 진행합니다.

 

공황장애 발생 원인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스트레스로 생기거나 마음이 약해서 생기는 병이 아니라 여러 정신과 질환 중에서도 신경화학적인 기전을 가지고 있는 병입니다. 신경 조절 기능의 생물학적 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병입니다. 스트레스나 의지가 아닌 유전적인 요인으로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후천적으로는 집안의 양육 분위기도 영향을 미칩니다. 불안감과 긴장을 유발하는 요소가 있어 어려서부터 불안과 긴장도가 높았다면 공황장애가 더 잘 생기게 됩니다. 특정 물질로 인해 생기는 경우 게 있는데 다이어트약의 경우 대사를 활발하게 해 지방을 태우는 약이기 때문에 자율신경계까지 덩달아 흥분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울증 또한 공황장애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요인입니다. 실제로 공황장애와 우울증은 같이 오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1. 유전적인 요인
  2. 집안의 양육 분위기
  3. 특정 물질 (각성제, 고함량 카페인, 술, 일부 다이어트 약)
  4. 우울증

공황장애가 발생할 요인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발생 위험이 있어 스트레스 관리는 꼭 필요합니다. 공황장애 환자가 계속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잘 낫지 않고 더 심해져 만성질환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공황장애 치료방법

공황장애는 증상이 유사해서 헷갈릴 수 있는 다른 신체적 질환(부정맥, 일과성 허혈증, 심뇌혈관 질환, 갑상선 질환, 고혈압, 당뇨병) 등을 모두 확인해 다른 신체적 질환이 아님을 확인 후 진단해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포와 불안감을 느낄 때 긴장하는 것은 자신의 몸을 지키는데 필요한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이 반응을 모두 없애버리면 위험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준비 없이 느긋하게 있다가 생명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환자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상황에서 공황발작이 일어나지 않도록, 발생해도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1. 감정이나 생각에 대한 관리
  2. 신체 증상에 대한 관리

감정이나 생각에 대한 관리는 일상생활 중에 문득 불안한 감정이 들었을 때 생각을 조금 달리해 전에도 이런 감정을 느꼈지만 아무 일 없었잖아. 괜찮을 거야라고 생각해서 불안감과 긴장감을 감소시키려고 노력합니다. "큰 일나지 않아", "괜찮아", "나는 죽지 않아"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되뇌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한 순간을 이겨내고 나면 다음에는 자신감이 생겨서 공황장애를 잘 다스릴 수 있게 됩니다.

 

신체증상에 대한 관리로는 부교감신경을 강화시켜 이완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복식호흡입니다.

숨을 쉴 때 의식적으로 배 안에 풍선이 있다고 생각하시고 배를 최대한 앞으로 내밀면서 숨을 들이마신 다음, 내쉴 때는 배 안의 공기를 남김없이 다 빼낸다고 생각하면서 천천히 내뱉는 것을 5분에서 10분 정도 반복하시면 큰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최근 미디어에서 유명인들의 공황장애에 대해 다루면서 그 심각한 측면을 많이 부각해서 그런지 공황장애에 걸리면 10년, 20년 고생하는 것 아니냐, 불치병 아니냐 하시지만, 환자 본인이 대처법을 숙지하고 있다가 증상이 찾아왔을 때 잘 대처하면 약을 쓰지 않고도 이겨낼 수 있습니다. 공황장애와 비슷한 증상이 발생하더라도 겁먹지 말고 이 방법을 사용해 비약물적인 치료를 해보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